대학활동

[51대 총학생회] 태안반도 기름유출 봉사활동 기획

제이전의창업이야기 2017. 1. 12. 22:43

 당선되고 첫 활동으로 기억합니다. 

 




[인물] 금주의 인물게재 일자 : 2007년 12월 15일(土)
‘검은 재앙’ 씻어내는 수만명의 땀방울
‘기름 유출’ 태안지역 자원봉사자들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14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는 기름 유출 사고 후 가장 많은 자원봉사자가 몰려 유출된 기름 찌꺼기 수거 작업을 펼치고 있다. 태안 = 김동훈기자
지난 7일 태안 앞바다에서 1만500㎘ 기름이 유출됐습니다. 넓은 백사장과 청정해역으로 이름난 태안 앞바다는 순식간에 ‘검은 바다’로 변했습니다. 태안군의 한 주민이 “기름이 유출된 다음날 아침에는‘검은 백사장과 검은 파도’만 보였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태안군의 백사장과 바다는 조금씩이지만 다시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 덕분입니다.

14일까지 태안에서 육상 방제작업에 참여한 8만8169명 중 3만8853명이 자원봉사자였습니다. 태안의 기름띠를 벗겨내는 10명 중 4명이 자원봉사자였던 셈입니다.

태안군은 밀려드는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여러 자원봉사 단체와 기업들에 주말 자원봉사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태안을 덮친 기름띠를 조금씩 지워나가는 이름모를 3만8853명의 자원봉사자 모두가 ‘금주의 인물’입니다.

이들은 건강하거나 시간이 남아서 혹은 할 일이 없어서 태안을 찾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10일 주부 봉사단체인 ‘전국 주부교실 태안군지회’ 회원 20명과 함께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은 김진화(여·49)씨는 불과 엿새전 난소 절제 수술을 받은 편치 않은 몸이었습니다.

김씨는 2년 전 발병한 난소암 치료를 받은 몸을 이끌고 다른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간식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기름을 퍼올리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에 비하면 봉사활동도 아닌 셈”이라며 손을 내저었습니다.

기말고사와 취업준비에 바쁜 대학생들도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성화에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충남 태안으로 자원봉사를 떠납니다. 중앙대 총학생회도 조만간 태안으로 자원봉사를 떠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전창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18일에 기말고사가 있지만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태안으로 갈 계획”이라며 자원봉사 참가를 다짐했습니다. 대학생들로 이뤄진 인터넷 동호회 ‘두뇌의 힘’과 ‘홍익 이스트’ 등도 송년 모임을 태안의 해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것으로 대신할 계획입니다.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돼 다섯달 넘게 억류됐다가 지난달 4일 석방됐던 마부노호 선원들도 태안으로 달려왔습니다. 한석호 선장과 조문갑 기관장, 이송렬 총기관감독 등 피랍선원 3명은 석방을 기원해준 국민들의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겠다며 13일 태안의 해변에서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기업들도 태안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11일에는 농협과 삼성, 현대건설이 230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태안에 투입했고, 13일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등의 조선업계가 2000여명에 가까운 자원봉사단을 보냈습니다. 교보생명과 하나금융그룹, 국민은행 등의 금융권 역시 1000여명의 자원봉사단을 태안에 보내 방제작업을 도왔습니다.

지난 1997년말 외환위기사태 당시 전국민이 장롱에 넣어둔 작은 금붙이를 꺼내 모아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검은 기름띠에 뒤덮였던 태안의 바닷가도 자원봉사자들의 조그마한 노력들에 의해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의 작은 정성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또다시 보여준 한 주였습니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